“어르신의 성에 대한 느낌은 어떤 것입니까?”라고 질문하였다. “지금도 젊고 멋있는 사람을 보면 좋고 흥분된다”는 응답이 36%(90명), "지금은 아무 생각없고, 뭘 봐도 아무 느낌이 없다"가 32%(80명), “생각이야 있지만 손자도 있고, 며느리도 있는데 늙으면 참고 살아야한다”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12.8%(32명), “기타”가 19.2%(48명)이었다.
최근 경찰이 서울 종묘 및 탑골공원에서 속칭 ‘박카스 아줌마’의 노인 매춘을 단속하자 많은 사람들이 “민족의 문화유산에서 눈살 찌푸릴 일이 사라지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노인도 ‘남성’인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도대체 사람은 몇 살까지 성행위가 가능할까?
남성 성기능장애는 30대의 30%, 40대의 40%에게서 일어나는 등 연령대와 장애비율이 대체로 일치한다. 이는 다시 말해 60대의 40%, 70대의 30%는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성의학클리닉에는 70, 80대 남성이 성기능 장애를 치료받으러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폐경 이후 성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분비물의 양이 부족해질 뿐, 성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에선 혼자 사는 80세 이상 할머니의 20%가 매주 한 번 이상 자위행위를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나이가 들면 생리적으로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과거엔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을, 여성은 폐경(閉經)을 성적 자아를 상실하는 시점으로 당연히 받아들였다. 나이가 많은 분이 성에 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거나 정력을 과시하면 ‘주책’이라고 힐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짐짓 점잖을 빼는 시늉에 불과할 뿐 본심은 아닌 것 같다. 본지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6%는 현재 성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빈도는 월 평균 2회가 36%(32명), 1회가 32%(29명), 3회가 12%(11명), 4회는 11%(10명)으로 나타났으며, 5회 이상의 경우도 8%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성생활을 하지 않는 노인의 경우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가진 평균 연령이 61.9세로 나타났다.
“어르신은 성욕구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대해 “참는다”는 응답이 41.2%(103명), “성관계를 한다”는 응답이 29.2%(73명), “접촉/애무 등 대안 성행위를 한다”는 응답이 10.8%(27명)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성인영화 등을 본다”가 1.6%, “자위행위를 한다”가 1.2%, “성인잡지/성인소설 등을 본다”가 0.8%, 기타가 15.2%로 나타났다(표1). 참는다는 응답이 제일 많기 하였지만, 성관계를 하거나, 대안 성행위를 하는 등 40%의 노인들은 성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빈도 퍼센트 성관계를 한다 73 29.2 접촉/애무 등 대안 성행위를 한다 27 10.8 자위행위를 한다 3 1.2 성인잡지/성인소설 등을 본다 2 8 성인영화 등을 본다 4 1.6 참는다 103 41.2 기타 36 15.2 Total 250 100.0

<표1. “어르신은 성욕구가 있을 경우 어떻게 하십니까?”>

성욕구를 가지고 있고 성관계가 가능할 경우,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성활동 파트너는 누구일까? “어르신의 성관계 상대는 어느 분이십니까?”라고 질문하였다. 전체 62.8%의 응답자가 “배우자(157명)”라고 응답하였고, “이성친구”가 9.6%(24명), “친구는 아니지만 잘 아는 사람”이 3.2%(8명), “박카스 아줌마 등 주위 성매매 가능자”가 2.4%(6명), “매매춘 종사자”가 0.8%(2명), 그 밖에 “기타”가 21.2%로 나타났다(표2).
몸과 마음은 늙었어도 성욕과 성능력 만큼은 사라지지 않은 노인들. 이들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시선이 또 다른 음지 성문화를 잉태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출구를 찾지 못한 노인 성욕이 빚어낸 비뚤어진 “꽃뱀”, “방석아줌마”, “박카스 아줌마” 등의 음지문화는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본지 조사 결과를 볼때 노인들은 배우자나 이성친구와 성관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도 퍼센트 배우자 157 62.8 이성친구 24 9.6 친구는 아니지만 잘 아는 사람 8 3.2 매매춘 종사자 2 0.8 주위 성매매 가능자 6 2.4 기타 53 21.2 Total 250 100.0

<표2. “어르신의 성관계 상대는 어느 분이십니까?”>


발기부전 등의 신체적 어려움 외에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 망설인다

“만약 성생활의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십니까?” 전체적으로 “발기부전, 조루증 등 신체적 노화현상”,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서”, “성감의 쇠퇴”등에 대해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우선 “발기부전, 조루증 등 신체적 노화현상”으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8.4%(46명),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서”와 “성감의 쇠퇴”로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각각 14%로 나타났다(표3).
나이가 들면 다른 신체기능과 마찬가지로 성적으로도 퇴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퇴화가 완전한 상실을 의미하진 않는다. 노안(老眼)으로 돋보기가 필요하다고 해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고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노인성 발기부전도 나이가 들면 눈이 어두워지거나 청력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에게 발기부전이란 다른 신체증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신적 의미를 갖고 있다. 남자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한다는 불안함은 자신감의 상실, 우울증으로까지 연결돼 사뭇 심각해진다. 하지만 발기부전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능장애의 하나일 뿐이다.
노년 여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질벽이 얇아지고, 질 내부는 짧고 좁아진다. 아울러 질벽의 탄력이 떨어져 위축성 질염이나 위축성 요도염으로 인한 통증 및 배뇨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 즉 성교통이 노년여성의 성생활에 중요한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성욕구가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니며 이런 문제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노년일수록 체력에 맞는 적절한 성생활을 지속할 경우 뇌전두엽을 자극해 뇌의 노화, 치매, 건망증 등의 진행을 억제하는 놀라운 효능을 볼 수 있다. 또, 성생활을 하는 동안 뇌에서 엔돌핀이 분비되어 통증을 해소하고, 몸에 이로운 물질이 증가한다. 눈이 어두우면 돋보기를 끼듯 발기부전 치료나 호르몬 요법을 사용하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구차하게 무슨 치료냐’며 거부감을 갖는 노인들도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남은 여생을 젊게 살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도 아름답게 비칠 수 있다.

빈도 퍼센트 배우자가 없어서 18 7.2 가족들의 눈치가 보여서 35 14.0 발기부전, 조루증 등 신체적 노화현상 46 18.4 당뇨병 등의 지병으로 인해 8 3.2 경제적 능력 23 9.2 성감의 쇠퇴 35 14.0 심장마비 등 건강 염려 12 4.8 오르가즘의 어려움 19 7.6 성병 감염 우려 7 2.8 기타 47 18.8 Total 250 100.0

<표3. “만약 성생활의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십니까?”>

이렇게 어려움이 있을 경우, 노인들은 누구하고 의논을 할까? “어르신께서는 성생활의 어려움이 있으실 경우, 어떤 분하고 의논을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친구”와 의논한다는 응답자가 36%(90명)으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와 의논하는 경우는 18.4%(46명), "전문상담기관"을 찾는 응답자는 10%(25명)이었다. 그 외에도 가족, 병원, 종교기관을 찾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또한 성생활을 도와줄 병원치료나 정력제, 성인용품, 보약 등의 사용 여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응답자의 75.6%(189명)은 사용하지 않았고, 24.4%(61명)은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성생활을 돕는 물리적 방법을 사용한 응답자들은 주로 “보약(55%)”을 사용하고, 그 밖에 “정력제(17%)”, “병원치료(12%)”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발기부전 등 신체적으로 힘들고 가족 눈치보느라 어려움이 많아 친구에게 호소를 하는 노인들은 성에 대한 교육이나 상담이 필요하다(58%)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전문상담기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